이 글은 오라클 무료 서버로 나만의 서버를 만드는 과정 중, 사람이 기억하는 ‘주소(도메인)’를 서버에 붙이는 단계에 대한 기록입니다.
서버에는 사람이 못 외우는 주소밖에 없다
지난 글에서 서버의 문을 열었다. 그런데 막상 그 서버에 접속하려니, 주소가 152.70.어쩌고.저쩌고 같은 숫자 덩어리였다. 컴퓨터끼리는 이 숫자로 서로를 찾지만, 사람이 이걸 외워서 방문하기란 불가능하다. 친구에게 “내 블로그 주소는 152.70.132.84야”라고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도메인, 즉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이름표’다. 오늘은 이 이름표를 서버에 붙이는 이야기다.
서버의 진짜 주소 — IP 주소
먼저 그 숫자 주소의 정체부터 알아보자.
📌 IP 주소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컴퓨터가 가진 고유한 ‘숫자 주소’다.
152.70.132.84처럼 점으로 구분된 숫자로 되어 있다. 집집마다 번지수가 있듯, 서버마다 이 숫자 주소가 붙어 있어서 컴퓨터들은 이걸로 서로를 찾아간다.
문제는 이 숫자가 컴퓨터에게는 편해도 사람에게는 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을 위한 이름표를 따로 붙이는데, 그게 바로 도메인이다.
도메인 — 사람이 기억하는 이름표
📌 도메인(domain)이란?
steadydawn.com처럼 사람이 읽고 기억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다. 실제 서버의 숫자 주소(IP)에 붙이는 ‘이름표’라고 보면 된다. 방문자는 이 이름만 기억하면 되고, 숫자 주소는 몰라도 된다.
둘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IP 주소 | 도메인 이름 |
|---|---|---|
| 생김새 | 152.70.132.84 (숫자) | steadydawn.com (글자) |
|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컴퓨터 | 사람 |
| 외우기 | 거의 불가능 | 쉽다 |
즉 도메인은 ‘컴퓨터의 언어(숫자)’를 ‘사람의 언어(이름)’로 바꿔주는 다리인 셈이다.
이름표를 사는 일 — 생각보다 큰 전쟁
도메인은 ‘산다’기보다 정확히는 ‘빌린다’에 가깝다. 등록업체에서 연 단위로 사용료를 내고 그 이름을 쓸 권리를 얻는 방식이다. 값도 저렴해서 흔한 .com 주소는 연 1~2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정작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값이 아니라 이름을 정하는 일이었다. 마음에 드는 이름은 거의 다 누군가 이미 선점하고 있었다. 좋다 싶은 단어를 넣어보면 하나같이 “이미 등록됨”이라고 떴다. 흔한 조합은 물론이고, 조금 특이한 단어까지도 대부분 임자가 있었다. 여러 번 후보를 지어냈다 지우기를 반복한 끝에야 지금의 이름에 닿을 수 있었다. 도메인을 정해보신 분이라면 이 ‘이름 짓기 전쟁’에 크게 공감하실 것이다.
한 가지, 도메인을 살 때 꼭 챙길 게 있다.
📌 후이즈 프라이버시(WHOIS privacy) 도메인을 등록하면 등록자의 이름·연락처가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가는데, 이를 가려주는 기능이다. 켜두지 않으면 그 정보를 긁어가는 스팸이 올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등록업체가 무료로 제공하니, 살 때 꼭 켜두는 게 좋다.
이름과 주소를 잇는 전화번호부 — DNS
이름표(도메인)를 샀다고 끝이 아니다. “이 이름은 저 서버(숫자 주소)를 가리킨다”고 연결해줘야 한다. 이 연결을 담당하는 것이 DNS다.
📌 DNS란? 도메인 이름을 실제 IP 주소로 바꿔주는 ‘인터넷의 전화번호부’다. 우리가 전화번호부에서 사람 이름을 찾아 전화번호를 알아내듯, DNS는 도메인 이름을 받아 그에 해당하는 숫자 주소를 알려준다.
방문자가 주소창에 steadydawn.com을 입력하면, 그 뒤에서 이런 일이 순식간에 벌어진다.

방문자의 컴퓨터가 DNS에게 “이 이름의 진짜 주소가 어디야?”라고 묻고, DNS가 “152.70.어쩌고야”라고 답해주면, 그제야 그 숫자 주소로 서버에 접속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기 때문에, 방문자는 그저 이름만 입력하면 블로그가 뜨는 것처럼 느낀다.
여기서 이 ‘이름 → 주소’ 연결을 실제로 적어두는 항목을 A 레코드라고 부른다.
📌 A 레코드(A record)란? “이 도메인 이름은 이 IP 주소를 가리킨다”고 DNS에 적어두는 이정표다. 도메인을 산 뒤, 이 A 레코드에 내 서버의 숫자 주소를 적어 넣으면 이름과 서버가 이어진다.
직접 연결해보니
실제로는 등록업체 화면에서 A 레코드에 내 서버의 IP 주소를 입력하는, 클릭 몇 번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 짧은 작업이 마무리되고 주소창에 도메인을 쳤을 때, 숫자가 아니라 내가 정한 이름으로 내 블로그가 열리는 걸 본 순간은 꽤 뭉클했다. 그동안 이름 없이 숫자로만 존재하던 서버가, 비로소 세상에 자기 이름을 갖게 된 느낌이었달까.
실제로 지금 이 주소는 어디를 가리키고 있나
글을 쓸 때는 ‘도메인이 서버의 IP를 가리킨다’고 단순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지금 steadydawn.com을 조회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 있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정보라 그대로 옮긴다.
| 항목 | 실제 값 |
|---|---|
| 이 주소를 관리하는 전화번호부 | coco.ns.cloudflare.com / steven.ns.cloudflare.com |
| 도메인이 가리키는 곳 | 104.21.26.196, 172.67.168.128 |
| IPv6 주소 | 2606:4700:3033::6815:1ac4 등 |
여기서 중요한 건, 저 주소들이 내 서버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건 중간에 한 겹 끼워 넣은 대문 역할의 회사(CDN) 주소다. 지금 이 블로그의 실제 연결은 이렇게 세 단계로 되어 있다.
| 단계 | 무슨 일이 일어나나 |
|---|---|
| 1. 방문자가 steadydawn.com 입력 | 전화번호부에 물어본다 |
| 2. 전화번호부가 대문 회사 주소를 알려줌 | 방문자는 대문으로 간다 |
| 3. 대문이 내 서버로 요청을 넘김 | 내 서버가 페이지를 만들어 돌려준다 |
📌 CDN 전 세계 곳곳에 대문을 세워두고, 방문자를 가장 가까운 대문으로 안내해 빠르게 응답해주는 서비스다. 원래 목적은 속도지만, 실제 서버 주소를 가려주는 방패 역할도 한다.
한 겹을 더 끼운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속도이고, 다른 하나가 더 중요했는데 내 서버의 진짜 주소를 감추기 위해서다. 방화벽을 다룬 글에 적었듯, 주소가 알려지면 하루에 수천 번씩 문을 두드리는 손님이 붙는다. 대문을 앞에 세우면 그 소음의 상당 부분을 대문이 대신 맞아준다.
그런데 이 구조에는 내가 나중에야 알아챈 대가가 하나 있었다. 모든 방문자가 대문을 거쳐 오다 보니, 내 서버의 기록에는 방문자의 주소가 전부 대문 회사 주소로 찍힌다. 누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서버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방문자 분석을 하려다가 이걸 발견하고 한참 헤맸다.
그래서 지금은 방문자 통계를 서버 기록이 아니라 별도의 분석 도구로 본다. 무언가를 얻으면 무언가를 잃는다는 걸, 주소 하나 붙이는 일에서도 배웠다.
※ 위 숫자는 2026년 8월 7일에 이 블로그를 돌리고 있는 서버에서 직접 확인한 값이다. 서버 사양과 요금제, 공격의 양은 시기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보안상 서버의 실제 주소는 적지 않았다.
정리하며
서버에는 컴퓨터를 위한 숫자 주소(IP)밖에 없어서, 사람을 위한 이름표(도메인)를 따로 붙여야 한다. 그리고 그 이름과 숫자 주소를 이어주는 전화번호부가 DNS이며, 실제 연결은 A 레코드에 적어 넣는다.
이렇게 서버를 빌리고, 문을 열고, 이름표까지 달았다. 이제 남은 건 방문자가 안전하게 드나들도록 그 이름 위에 ‘보안 자물쇠’를 채우는 일이었다. 주소창에 뜨는 그 자물쇠 표시 말이다. 그 이야기는 아직 내게도 신기한 구석이 많아서, 좀 더 이해가 무르익으면 따로 정리해보고 싶다.
※ 이 글은 개인의 학습·구축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기록입니다. 등록업체의 화면과 절차는 서비스마다 다르고 변경될 수 있으니, 실제 이용 시에는 해당 업체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