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한 개인 투자자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규칙 기반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시작은 주식이 아니라 자동차였다
2025년 4월, 나는 타던 차를 테슬라로 바꿨다. 그때만 해도 이 선택이 내 투자 방식 전체를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처음엔 그냥 ‘전기차 한번 타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차를 타면 탈수록 전기차의 장점과 이 회사가 가진 매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테슬라라는 회사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게 됐다. 로보택시, 뉴럴링크, FSD, 그리고 스페이스X까지. 기술 그 자체와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이 그리는 그림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관심은 결국 주식으로 이어졌고, 2025년 12월부터 나는 테슬라 투자자가 됐다.
비중을 실었고, 그리고 무너졌다
확신이 컸던 만큼 처음부터 비중을 꽤 실었다. 그런데 시장은 내 확신에 관심이 없었다. 주가는 갑자기 크게 빠졌고, 200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험이었다. 나는 손절을 하지 못했다. 대신 조금씩 물타기를 반복했다. 그사이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 정부효율부(DOGE) 관련 잡음, 기대에 못 미친 차량 인도량, 자꾸 미뤄지는 로보택시, 계속 연기되는 발표들. 오르내림의 폭이 너무 커서 솔직히 버티는 게 힘들었다.
결국 나는 이 주식을 ‘반려주식’으로 안고 가게 됐다.
하이닉스가 나에게 알려준 것
그러다 2026년 들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는 걸 지켜봤다. 특히 하이닉스가 몇 배씩 오르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나는 그 긴 시간을 버티고 물타기까지 했는데도 겨우 30%를 넘기고 있었다. 그런데 저런 상승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강하게 깨달았다. 그냥 들고 있는 것은 장기 투자가 아니었다. 진짜 필요한 건 흐름에 맞게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에 합류하는 것, 그리고 정리해야 할 때는 칼같이 정리하는 규율이었다.
문제는 종목이 아니라 ‘나’였다
돌이켜보면 진짜 문제는 어떤 종목을 골랐느냐가 아니었다. 문제는 나 자신, 정확히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르길 바라며 팔지 못한다. 떨어지면 손실을 인정하기 싫어 손절하지 못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이 원래 그렇게 생겼다. 감정은 가장 나쁜 타이밍에 가장 나쁜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 생각에 이르렀다. 미리 짜둔 전략이 있고, 정해진 신호가 오면 감정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방식이라면 어떨까? 이것이 내가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규칙으로 움직이는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출발점이다. 요즘은 그 방법으로 흔히 ‘퀀트’라 불리는 접근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답이라고 못 박기보다 지금 내가 택한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시장에는 이미 여러 선택지가 있다. 앱이 알아서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있고, 남의 매매 신호를 따라 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전자는 내가 통제할 수 없어서, 후자는 왜 그렇게 사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내 것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시장의 국면을 구분하고, 상황에 맞게 자산을 옮겨 타되, 잦은 매매로 수수료가 새어 나가는 것은 막는 것 — 방향은 대략 이렇다. (구체적인 규칙과 수치는 다듬어가는 중이라, 앞으로의 글에서 하나씩 풀어갈 생각이다.)
솔직히, 나는 아직 배우는 중이다
여기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아직 완성된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AI 도구에 많이 기대다 보니 개념적으로 탄탄하게 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간신히 따라가는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시작한다. 이번 기회에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하고, 내가 쓰는 전략들을 내 생각으로 보강하고 개선해 나가려 한다. 완성된 답을 내려주는 곳이 아니라, 헤매면서 배워가는 과정을 함께 기록하는 곳이 될 것이다.
앞으로 배워가고 싶은 것들
그래서 이 블로그에는 배워가는 과정을 하나씩 남겨보려 한다. 시장의 국면이라는 걸 어떻게 읽는지, 내가 낸 성과가 정말 좋은 성과인지 어떻게 재는지, 매매할 때 조용히 새어 나가는 비용은 또 얼마나 되는지 — 하나하나가 다 궁금하고 또 어렵다. 시스템을 직접 돌리는 데 필요한 서버나 개발 이야기도 그 곁에 놓이게 될 것 같다.
다만 순서는 굳이 정해두지 않으려 한다. 그때그때 가장 궁금한 것, 가장 크게 부딪히는 것부터 하나씩 붙잡아볼 생각이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 이 서툰 기록이 오히려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학습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