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공개된 투자 전략 하나를 직접 백테스트해 본 학습 기록입니다.
📚 이 글은 전략 리뷰 실험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지금까지 돌려본 전략을 한눈에 비교한 표를 이 허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대피처(안전자산) 실험은 좀 허무한 결론을 남기고 끝났다. 종합채권을 단기국채로 바꾸든 장기국채로 바꾸든, 코로나 급락에서 낙폭은 다 비슷했다. 대피소의 재질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진짜 문제는 늦게 들어간 타이밍이었다. 신호가 한 달에 한 번, 월말에만 켜지니 급락이 이미 지나간 뒤에야 대피 버튼을 눌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점검을 더 자주 하면 되지 않나? 한 달에 한 번 말고 2주에 한 번, 아니면 매주 시장을 들여다보면 그 ‘지각’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머리로만 굴리지 말고 직접 돌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도 상식은 절반만 맞았다.
무엇을 바꿨나 — 잣대는 그대로, 점검 주기만
전략은 지난 두 글에서 쓰던 가속 듀얼 모멘텀(ADM) 그대로다. 최근 1·3·6개월 수익률을 평균내서, 그 값이 0보다 크면 주식을 들고, 0보다 작으면 채권으로 대피하는 규칙이다. 여기서 딱 하나만 바꿨다. 얼마나 자주 점검하느냐.
- 월(월말주): 한 달에 한 번, 그 달 마지막 주에만 점검한다. (지난 글까지의 방식)
- 격주(2주): 2주에 한 번 점검한다.
- 주간(매주): 매주 점검한다.
중요한 건, 점검을 자주 해도 ‘무엇으로 판단하는가’는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멘텀을 재는 잣대는 여전히 1·3·6개월이다. 매주 들여다보되, 그때마다 보는 창은 똑같이 ‘지난 6개월’인 것이다. 이렇게 해야 순수하게 ‘점검 빈도’의 효과만 떼어볼 수 있다. 지난 글에서 대피처만 바꾸고 나머지를 고정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 리밸런싱(rebalancing)이란?
정해둔 규칙대로 자산 비중을 다시 맞추는 일. 여기선 ‘주식을 들까, 채권으로 피할까’를 규칙에 따라 다시 정하는 그 순간을 말한다. 이 점검을 한 달에 한 번 하느냐, 매주 하느냐가 이 글의 주제다.
📌 휩쏘(whipsaw)란?
톱질하듯 왔다 갔다 하며 양쪽에서 다 깎이는 것. 신호가 0 언저리에서 자주 뒤집히면, 팔았다가 다시 사고를 반복하며 수수료만 나가고 수익은 갉아먹힌다. 자주 점검할수록 이 위험이 커진다.
직접 백테스트해 봤다
조건은 지난번과 같다. 2000년 8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미국주식·선진국주식·미국채권을 뱅가드 인덱스펀드 프록시로 근사했고, 배당 반영·편도 0.10% 비용·세금은 넣지 않았다. 이번엔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세 방식을 같은 주 단위 격자 위에 올렸다 — 월 방식도 매주 격자에서 ‘그 달 마지막 주에만’ 점검하도록 해서, 비교 기준을 통일한 것이다. 출발일도 셋 다 같다.

곡선을 보면 예상과 정반대다. 가장 위(진한 파란 선)가 월 1회 점검이다. 매주·격주로 자주 본 쪽(빨간 선·주황 선)이 오히려 아래에 깔린다(어느 선이 무엇인지는 그래프 왼쪽 위 범례에도 적어 뒀다). 자주 들여다볼수록 더 잘될 줄 알았는데, 26년을 굴리고 나니 자주 본 쪽이 돈을 더 못 벌었다.
아래 낙폭 그래프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갈린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2년 구간에서는 파란 선(월 1회)이 가장 깊게 꺼진다. 자주 점검한 쪽이 그 구간에선 덜 빠졌다.
지표로 평가
세 방식과, 참고로 그냥 분산 보유(50:50)를 나란히 놓았다. 지표 풀이는 지난 글들에 정리해 뒀으니(성과 측정과 소르티노 지수) 표부터 본다.
| 지표 | 주간(매주) | 격주(2주) | 월(월말주) | 50:50 분산(참고) |
|---|---|---|---|---|
| 최종 수익률 | 707% | 726% | 966% | 490% |
| 연복리(CAGR) | 8.4% | 8.5% | 9.5% | 7.1% |
| 최대낙폭(MDD) | −24.5% | −29.2% | −31.8% | −56.8% |
| 샤프 지수 | 0.70 | 0.71 | 0.77 | 0.48 |
| 매매 횟수 | 174회 | 128회 | 79회 | 0회 |
| 점검 횟수 | 1,352회 | 676회 | 312회 | — |
숫자가 정직하게 말해준다. 수익(CAGR)도, 위험 대비 효율(샤프)도 월 1회가 가장 좋다. 자주 점검한다고 효율이 좋아지지 않았다. 대신 매매만 늘었다 — 월 1회는 26년간 79번 갈아탔는데, 매주 점검하니 174번으로 뛰었다. 점검은 1,352번 했는데 그중 174번이 실제 매매다. 유일하게 자주 점검이 앞선 건 최대낙폭뿐인데, 이건 곧 뜯어본다.
소문과 달랐던 지점 / 직접 해보니
위기 때 세 방식이 각각 얼마나 빠졌는지만 떼어 그렸다. 여기서 이야기가 셋으로 갈렸다.

첫째, 코로나 급락은 자주 봐도 못 피했다. 가장 궁금했던 게 이거였는데, 그림의 코로나(2020) 막대만 세 빈도가 나란히 −16% 안팎으로 붙어 있다. 매주 보든 한 달에 한 번 보든 결과가 같았다. 실제로 대피한 날짜를 찍어보니, 주간과 월 방식 둘 다 똑같이 2020년 2월 28일에 채권으로 피했다. 코로나는 워낙 빨라서, 일주일에 한 번 봐도 그 일주일 안에 이미 −16%가 나버린 것이다. 지난 글이 “타이밍 지각이 문제”라며 던진 질문에, 이번 실험은 “그런데 점검을 자주 해도 그 지각은 못 고친다”고 답한 셈이다. 반대로 2008년 금융위기와 2022년처럼 천천히 무너지는 장에서는 자주 보기가 크게 유리했다. 금융위기 때 월 1회는 −24%까지 빠졌지만 매주 점검은 −13%에서 막았고, 2022년도 −30% 대 −22%로 차이가 컸다. 정리하면 — 빠른 급락엔 점검 빈도가 무력하고, 느린 하락엔 유효하다. 다만 그 유효함도 공짜가 아니었다.
둘째, 자주 보기는 결국 ‘맞바꿈’이었다. 흥미로운 건, 세 방식 모두 채권에 숨어 있던 시간 비중은 22% 안팎으로 거의 같았다는 점이다. 방어에 쓴 총량은 비슷한데, 월 1회는 그걸 79번의 매매로 해낸 반면 매주 점검은 174번으로 잘게 쪼갰다. 같은 방어를 하면서 팔았다 샀다를 두 배로 반복한 것이다 — 딱 휩쏘다. 그 톱질이 수익을 갉아먹었다. 그래서 최종 그림은 지난 글과 똑같은 모양이 됐다. 자주 점검하면 최대낙폭은 줄지만(−32% → −25%), 그 대가로 수익을 내준다(CAGR 9.5% → 8.4%). 방어를 사려면 수익을 팔아야 하는 맞바꿈. 공짜 점심은 이번에도 없었다.
셋째, 촘촘히 재니 ‘진짜 낙폭’이 드러났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지난 글에서 이 전략(월 1회)의 최대낙폭은 −24%로 나왔는데, 이번엔 같은 월 1회가 −32%다. 전략이 나빠진 게 아니다. 지난 글은 곡선을 월말 값으로만 찍어 그렸다. 이번엔 주 단위로 촘촘히 재다 보니, 월말과 월말 사이에 숨어 있던 ‘장중 골’이 드러난 것이다. 자를 촘촘하게 대니 진짜 깊이가 보였을 뿐이다. 측정하는 잣대가 결과를 얼마나 바꾸는지, 새삼 실감했다.
정리하며
한 달에 한 번이 게을러 보여서, 자주 보면 나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26년을 돌려보니 반대였다. 위험 대비 수익은 월 1회가 가장 좋았고, 자주 보기는 매매만 두 배로 늘렸다. 정작 가장 무서운 코로나 급락은 매주 들여다봐도 못 피했다 — 그 급락은 일주일보다 빨랐으니까. 자주 보기의 이득은 2008·2022처럼 천천히 무너지는 장에서만, 그것도 수익을 깎는 맞바꿈으로만 나타났다. 하나는 남았다. ‘타이밍 지각’의 진짜 원인은 점검 빈도가 아니라 급락의 속도였다는 것.
경계할 것은 지난번과 같다. 프록시로 낸 근사치이고, 2000~2026이라는 한 구간의 한 성적표다. 세금이나 실제 체결 오차는 담지 않았다. 다른 자산·다른 기간이면 그림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궁금해졌다. 점검 빈도로는 빠른 급락을 못 잡는다면, 급락을 ‘속도’로 알아채는 다른 신호는 어떨까. 예를 들어 변동성이 갑자기 튀는 순간을 방아쇠로 삼으면, 달력이 아니라 시장의 흔들림에 반응하게 될 텐데. 그리고 하나 더 — 이번에 자주 점검한 쪽은 매매가 두 배였다. 여기에 세금까지 물리면 그 우위는 얼마나 깎일까. 언젠가 따로 들여다보고 싶다.
※ 이 글은 개인의 학습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백테스트는 과거 데이터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산은 실제 ETF가 아닌 인덱스펀드 프록시로 근사했고,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