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같은 지수를 따르는 공개된 상품들을 실제 시장 데이터로 직접 비교하며 공부한 학습 기록입니다.
지난 글에서 같은 S&P500을 따르는 여섯 상품을 5년 실측으로 비교했다. 미국 상장은 보수만큼만 뒤처졌고, 국내 상장은 공시 보수의 최대 100배인 연 0.3~0.7%p를 어딘가에 내고 있었다. 그때 용의자로 셋을 지목했다 — 공시에 안 잡히는 실부담 비용, 펀드가 받는 미국 배당에서 먼저 떼이는 원천징수 15%, 환전 비용.
이번 편은 그 재판의 속편이다. 나스닥100은 배당수익률이 S&P500의 절반이 안 된다. 그러니 원천징수가 주범이라면, 나스닥100 상품들의 갭은 눈에 띄게 줄어 있어야 한다. 줄었을까? 결론부터 — 안 줄었다. 범인은 따로 있었다.
다섯 상품 소개
| 상장 | 공시 총보수 | 순자산 | 분배금 | |
|---|---|---|---|---|
| TIGER 미국나스닥100 (국내) | 2010-10 | 0.0068% | 약 11.4조 원 | 연 2회 |
| KODEX 미국나스닥100 (국내) | 2021-04 | 0.0062% | 약 8.9조 원 | 연 2회 |
| ACE 미국나스닥100 (국내) | 2020-10 | 0.0062% | 약 3.5조 원 | 연 2회 |
| QQQ (미국) | 1999 | 0.20% | 약 725조 원 | 분기 |
| QQQM (미국) | 2020-10 | 0.15% | 약 150조 원 | 분기 |
(국내 3종은 2026-07-24 네이버 증권·KRX 공시 기준, 미국 2종 순자산은 같은 날 달러 순자산의 원화 환산값.)
이번 판엔 지난 편과 다른 등장인물이 둘 있다. 하나, TIGER는 2010년 상장이라 국내 해외지수 ETF의 최고참이다 — 15년치 데이터가 있다는 뜻이고, 뒤에서 이걸로 재미있는 걸 해본다. 둘, 미국 쪽 QQQ는 보수가 0.20%로 지난 편의 VOO(0.03%)보다 한참 비싸다. 그래서 운용사 인베스코가 직접 싼 쌍둥이(QQQM, 0.15%)를 하나 더 내놨다. 같은 회사가 같은 지수를 두 가격에 파는 희귀한 장면이다.
한 가지 고백부터. 나스닥100은 배당까지 합친 총수익지수 데이터가 공개돼 있지 않아서, 가격지수에 QQQ의 분배금 흐름을 얹고 QQQ 보수를 되돌려 넣는 방식으로 직접 합성했다. 같은 방법을 S&P500에 적용해 진짜 총수익지수와 대조해보니 연 오차 0.00%p — 자로 쓰기에 충분하다.
📌 총수익(TR) 지수를 왜 합성했나
ETF 비교의 자는 ‘배당 재투자까지 포함한 지수’여야 공정하다(상품마다 분배 방식이 달라서). 그런데 나스닥100은 이 총수익지수 시세가 일반에 공개돼 있지 않다. 그래서 공개된 가격지수에, 지수를 그대로 들고 있는 QQQ가 실제로 받은 배당을 얹어 재구성했다. 말하자면 영수증(QQQ 분배금)으로 원본 장부(총수익지수)를 복원한 셈이다.
5년 실측 — 지난 편과 같은 그림, 하나만 다르다
다섯 상품을 막내(KODEX, 2021년 4월)의 상장일에 맞춰 출발시켰다. 지난 편과 같은 구간이라 두 편의 숫자를 나란히 놓고 읽어도 된다.

| 원화 CAGR | 지수 대비 연간 갭* | |
|---|---|---|
| 나스닥100 TR(합성·원화) | 21.5% | — |
| QQQM (미국) | 21.3% | −0.16%p |
| QQQ (미국) | 21.3% | −0.23%p |
| KODEX (국내) | 21.0% | −0.46%p |
| TIGER (국내) | 20.8% | −0.56%p |
| ACE (국내) | 20.8% | −0.57%p |
(*갭은 지난 편과 같은 방식 — 1년 창을 한 주씩 밀며 1,100번 넘게 재서 중앙값. 끝점 하나로 재면 한·미 마감 시차 때문에 숫자가 3배씩 널뛴다는 걸 지난 편에서 확인했다.)
미국 쪽은 이번에도 자로 잰 듯하다. QQQ는 보수 0.20%에 갭 −0.23%p, QQQM은 보수 0.15%에 갭 −0.16%p. 보수 차이 0.05%p가 실측 갭 차이 0.07%p로 그대로 찍혔다. 5년 묻어둘 거라면 같은 회사의 싼 쌍둥이를 고를 이유가 숫자로 나온 셈이다.
국내 셋은 −0.46~−0.57%p. 지난 편의 S&P500 국내 3형제(−0.31~−0.68%p)와 같은 수준이다. 그리고 바로 이 “같은 수준”이 이번 편의 사건이다.
가설 재판 — 원천징수는 주범이 아니었다
지난 편의 계산을 다시 꺼내보자. S&P500의 배당수익률은 연 1.3~1.5%. 펀드가 받는 미국 배당엔 15% 원천징수가 붙으니 그 몫이 연 0.2%p쯤 됐다. 나스닥100의 배당수익률은 연 0.5~0.6% — 절반이 안 된다. 원천징수 몫은 연 0.1%p가 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스닥100 국내 상품들의 갭은 S&P500보다 0.1%p쯤 좋아져 있어야 한다. 실측은? −0.46~−0.57 대 −0.31~−0.68. 차이가 없다. 배당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갭은 꿈쩍도 안 했다.
그러니 정직하게 판결을 고쳐 쓴다. 원천징수는 분명 존재하는 비용이지만(펀드 회계에 실제로 찍힌다), 국내 상장 해외 ETF가 지수에 뒤처지는 주범이 아니라 조연이었다. 주범 후보는 이제 둘로 좁혀진다 — 공시 총보수 바깥의 실부담 비용(기타비용·매매수수료), 그리고 환전을 포함한 운용 마찰. 지난 편에 “0.0068%는 광고판 숫자”라고 썼는데, 이번 편의 실측이 그 문장에 증거를 하나 더 얹었다.
(정직 고지: 상품별 갭의 출렁임이 ±0.1%p는 되기 때문에, 원천징수 몫이 잡음에 묻혀 안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판결은 ‘무죄’가 아니라 ‘주범 아님’이다.)
15년 고고학 — 보수 인하는 광고가 아니었다
TIGER가 최고참(2010년 상장)이라 할 수 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15년 내내 같은 방식으로 갭을 재서 연도별로 늘어놓으면, 보수의 역사가 지층처럼 드러난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의 공시 총보수는 상장 때 0.49%였다. 2020년 12월 0.07%로 내렸고, 최근의 보수 전쟁에서 0.0068%까지 왔다. 그래프에서 그 역사가 그대로 보인다 — 0.49% 시절(2013~2020)의 갭은 연 −0.6~−1.6%p를 오갔고, 인하 뒤(2021~)는 −0.3~−0.6%p대로 내려앉았다.
숫자를 맞춰보면 더 재미있다. 두 시대의 갭 차이는 약 0.5%p. 보수 인하 폭도 약 0.48%p. 내린 보수만큼, 거의 1대 1로 투자자 몫이 됐다. 보수 인하 경쟁이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실측에 찍히는 진짜 돈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뒤집어 읽으면 이렇게도 된다 — 보수를 0.49%에서 0.0068%로 70분의 1로 줄였는데, 갭은 −1.0에서 −0.5로 절반이 됐을 뿐이다. 보수가 사실상 0이 된 지금도 남아 있는 그 −0.5%p가 바로 위에서 좁힌 주범, 보수표 바깥의 비용이다.
괴리율 — 나스닥100도 평소엔 결백했다

거래소 데이터로 상장 이후의 괴리율(시장 가격과 실제 가치의 어긋남)을 전부 계산해보니, 구조는 지난 편과 판박이인데 진폭이 다르다. 평소 평균은 +0.02~0.05%로 결백하다 — 그런데 시장이 무너진 날, 2024년 8월 5일 엔캐리 청산 급락에 −6.1%, 2025년 4월 7일 관세 쇼크에 −5.1%. S&P500 상품들(−3.4%, −4.2%)보다 골이 더 깊다. 지수가 예민한 만큼 패닉의 할증도 컸던 셈이다. 그 날 무서워서 시장가로 던진 사람은 하락분에 더해 이 6%를 추가 요금으로 냈다. 공포매도의 값에 괴리율 할증까지 — 지수가 바뀌어도 이 구조는 그대로였다.
그래서 뭘 사야 하나
지난 편과 결론의 뼈대는 같고, 이번 편에서 더해진 것만 적는다.
- 미국 상장 장기 보유라면 QQQ보다 QQQM — 같은 회사, 같은 지수, 보수 차이가 실측 갭 차이로 확인됐다. (단 단타에 필요한 유동성은 QQQ가 압도적이다.)
- 연금저축·IRP·ISA라면 선택지는 여전히 국내 3형제뿐이고, 셋의 갭 차이(0.1%p 안팎)는 잡음 범위라 어느 쪽을 골라도 큰 차이가 없었다 — 이 계좌들의 세금 이연 효과와 함께 저울질하는 이야기는 연금계좌 시리즈에 있다.
- 어느 쪽이든 갭 연 0.5%p보다 큰 돈이 걸린 결정은 따로 있다 — 패닉의 날에 팔지 않는 것.
정리하며
두 편을 겹쳐 보니 그림이 또렷해졌다. 미국 상장 ETF는 보수를 말하면 갭이 맞아떨어지는 정직한 세계였다. 국내 상장은 보수가 사실상 0이 됐는데도 연 0.5%p쯤이 남는 세계였고, 그 잔여분은 배당 원천징수로도 설명이 안 됐다. 보수 인하 15년은 실측에 1대 1로 찍힌 진짜였지만, 마지막 0.5%p의 정체는 공시 화면 어디에도 없다.
이번에도 경계는 붙인다. 5년(15년 실험은 15년)짜리 시험지고, 세전이며, 환율이 오르던 시대의 성적표다.
그러고 보니 다음 피고가 정해진 것 같다. 이번 재판에서 원천징수는 배당이 작아 조연에 그쳤다 — 그렇다면 배당이 주인공인 상품, 그러니까 분배금이 연 3%대인 SCHD 계열에서는 이 조연이 주연으로 올라설까. 국내에 상장된 ‘한국판 SCHD’가 세 개나 되니, 시험대는 이미 차려져 있다. 언젠가 같은 잣대를 대보고 싶다.
※ 이 글은 개인의 학습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비교는 실제 시장 데이터(ETF 종가·NAV·분배금·환율) 기반이며, 분배금은 세전 재투자로 가정했고 개인별 세금·거래 수수료·환전 비용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나스닥100 총수익지수는 가격지수와 QQQ 분배금으로 합성한 값입니다(같은 방법을 S&P500에 검증해 연 오차 0.00%p 확인). 과거의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