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성과 측정 지표 총정리 — 하나로는 부족한 이유

수익률 하나로는 전략을 평가할 수 없다. CAGR·최대낙폭·샤프·소르티노 등 여러 성과 측정 지표를 함께 보는 법을 쉬운 비유로 정리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성과를 종합적으로 보는 관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지표 하나로는 전체를 볼 수 없다

지금까지 성과를 재는 잣대를 여럿 살펴봤다. 얼마나 벌었는지(수익률), 마음 졸인 값 대비 성과(샤프 지수), 나쁜 출렁임만 따진 성과(소르티노 지수), 가장 아팠던 순간의 깊이(최대 낙폭)까지. 그런데 이 지표들을 하나씩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다. 그래서 결국 어떤 걸 봐야 하지?

답부터 말하면, “하나만 보지 말고 여러 개를 함께 보라”는 것이다. 지표 하나하나는 성과의 한 면만 비추는 손전등 같아서, 하나만 켜면 나머지는 어둠에 묻힌다. 여러 개를 함께 켜야 비로소 전체가 보인다.

지금까지 배운 지표들, 한 줄 요약

본격적인 이야기 전에 그동안의 지표들을 짧게 정리하고 가자.

  • 수익률: 얼마나 벌었나. 가장 기본이지만, 이것만 보면 위험을 놓친다.
  • 샤프 지수: 감수한 위험(전체 출렁임) 대비 얼마나 벌었나.
  • 소르티노 지수: 나쁜 출렁임(하락)만 위험으로 봤을 때의 성과.
  • 최대 낙폭(MDD): 고점 대비 가장 깊이 빠졌던 폭. 실전에서 버틸 수 있느냐의 잣대.

각각은 성과의 다른 측면을 본다. 그래서 어느 하나만으로는 전략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다.

하나만 보면 놓친다 — 여러 지표를 겹쳐보기

두 전략을 여러 지표로 동시에 펼쳐보면 이 점이 분명해진다. 아래 그림은 두 전략을 다섯 가지 잣대로 겹쳐 그린 것이다.

공격형 전략과 안정형 전략을 수익률·안정성·하방 방어·낙폭 견딤·낮은 비용 다섯 지표로 겹쳐 비교해, 전략마다 강점이 다름을 보여주는 방사형 차트

📌 이 차트 읽는 법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그 지표의 점수가 높다는 뜻이다. 여러 축(지표)에 점을 찍고 이으면, 그 전략의 ‘성격’이 도형 모양으로 드러난다. 넓게 퍼진 쪽이 그 지표에서 강한 것이다.

빨간색(전략 A, 공격형)은 수익률 쪽으로 크게 뻗어 있다. 많이 버는 전략이다. 하지만 안정성이나 하방 방어, 낙폭을 견디는 힘은 안쪽으로 움츠러들어 있다. 즉 잘 벌지만 불안한 전략이다. 반대로 파란색(전략 B, 안정형)은 수익률은 A보다 못하지만, 안정성·하방 방어·낙폭 견딤이 바깥으로 넓게 퍼져 있다. 덜 벌어도 마음 편한 전략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느 지표를 보느냐에 따라 승자가 뒤바뀐다는 점이다. 수익률만 보면 A가 이기지만, 안정성이나 낙폭을 보면 B가 이긴다. 그러니 수익률 하나만 보고 “A가 더 좋은 전략”이라 단정하면, B가 가진 안정성이라는 큰 미덕을 통째로 놓치게 된다.

성과를 대시보드처럼 함께 보기

그래서 성과는 자동차 계기판(대시보드)처럼, 여러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는 게 좋다.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지표전략 A (공격형)전략 B (안정형)
수익률높음보통
안정성 (샤프)보통높음
하방 방어 (소르티노)약함강함
낙폭 견딤 (MDD)나쁨좋음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두 전략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의 문제라는 게 보인다. A는 공격수, B는 수비수인 셈이다.

그래서, 무엇을 고를까

여기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A와 B 중 뭐가 정답일까? 사실 정답은 없다. 큰 수익을 위해 출렁임을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는 A가 맞고, 마음 편한 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에게는 B가 맞다. 지표는 전략의 성격을 보여줄 뿐, 나에게 맞는 걸 고르는 건 결국 내 몫이다.

내가 이 지표들을 배우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이 이것이다. 좋은 지표는 답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내가 더 나은 질문을 하게 도와준다. “이 전략은 나에게 맞는 성격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실제 전략 넷을 여섯 잣대로 세워보면

여기까지는 A·B라는 가상의 전략으로 설명했다. 이제 진짜 숫자를 보자. 이 블로그에서 직접 돌려본 전략 네 가지를 2000년 8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여섯 가지 잣대로 한꺼번에 채점한 표다.

전략연복리샤프소르티노최대낙폭마틴 비율물속 비율
ADM (타이밍)11.0%0.961.42-24.4%1.5665.6%
영구 포트폴리오7.0%1.011.44-17.0%1.9059.8%
미국+선진국 50:507.1%0.520.71-54.0%0.4373.0%
미국주식 그냥보유8.2%0.600.83-51.0%0.5269.5%

앞의 네 지표는 이미 다룬 것이고, 뒤의 둘은 이 표에서 처음 나온다.

📌 마틴 비율 샤프 지수의 ‘출렁임’ 자리에 ‘전고점 아래에 잠겨 있던 고통’을 넣은 잣대다. 위로 튀는 것은 아예 위험으로 치지 않고, 물속에 얼마나 깊고 오래 있었는지만 벌점으로 매긴다. 클수록 좋다.

📌 물속 비율 전체 기간 중 ‘이전 최고점보다 낮은 상태’였던 달의 비율이다. 65%라면 26년 중 약 17년을 계좌가 전고점 아래에서 보냈다는 뜻이다. 낙폭이 얼마나 깊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갇혀 있었는지를 잰다.

표를 세로로 훑으면 이 글의 주장이 그대로 드러난다. 수익률 1등과 나머지 다섯 잣대의 1등이 다르다. 가장 많이 번 건 ADM(11.0%)인데, 샤프·소르티노·최대낙폭·마틴·물속 비율은 다섯 개 모두 영구 포트폴리오가 1등이다. 그런데 그 영구 포트폴리오는 연복리로는 7.0%, 네 전략 중 꼴찌다.

즉 수익률 등수와 위험 잣대 등수가 거의 뒤집혀 있다. 만약 수익률만 보고 골랐다면 26년 동안 계좌가 24% 빠지는 구간을 견뎌야 했을 것이고, 안정성만 보고 골랐다면 가장 적게 버는 쪽을 택한 셈이 된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지만, 숫자 하나만 보고 골랐다면 자기가 무엇을 포기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가장 뼈아픈 칸은 맨 오른쪽이다. 제일 잘 방어했다는 영구 포트폴리오조차 26년의 59.8%를 전고점 아래에서 보냈다. 물속 비율로 보면 네 전략 모두 60~73%다. 즉 어떤 전략을 골라도, 계좌를 열어봤을 때 ‘지난 최고점보다 낮은’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다. 이건 지표를 몇 개 더 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투자의 기본 조건에 가깝다. 이 이야기는 따로 파본 글에 더 적어두었다.

※ 위 숫자는 실제 매매 상품(ETF)이 아니라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덱스펀드를 대신 쓴 결과다. 배당은 재투자로 반영했고 매매 비용도 물렸지만 세금은 빼고 쟀다. 월말 종가로 관측했기 때문에 달 중간에 더 깊이 빠졌던 구간은 이 표에 잡히지 않는다. 한 기간·한 구성에서 나온 결과일 뿐이다.

정리하며

성과는 지표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 수익률·샤프·소르티노·최대낙폭을 함께 놓고 봐야 전략의 전체 모습이 드러나고, 지표마다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각도로 봐야 속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여러 숫자를 다 본 뒤에도, 무엇을 고를지는 나의 성향에 달려 있다.

성과를 재는 이야기를 이렇게 매듭짓지만, 사실 세상엔 이 밖에도 성과를 보는 다른 눈들이 많다고 한다. 나도 아직 다 알지 못하니, 새로 만나는 지표가 있으면 그때 또 하나씩 익혀보고 싶다.


※ 이 글은 개인의 학습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steadydawn
steadydawn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규칙으로 투자에 접근해보려는 사람입니다. 투자 전문가는 아니고 배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알려진 공개 전략을 직접 코드로 백테스트해보고, 나온 숫자를 좋든 나쁘든 그대로 기록합니다. 특히 결과가 좋게 나올수록 한 번 더 의심하려 합니다. 이 블로그가 돌아가는 서버도 직접 구축해 운영하고 있어, 투자 이야기와 함께 서버·개발 이야기도 남깁니다.

기사 : 49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