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포트폴리오 백테스트 — 60/40·올웨더와 26년 비교

영구 포트폴리오·60/40·올웨더 세 고정 분산을 26년 백테스트. 가장 단순한 4등분(영구)이 샤프 1.01로 1등이었지만, 그 승리는 금이 잘나간 25년 덕이 컸다. 같은 분산에도 급이 있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공개된 투자 전략들을 직접 백테스트해 본 학습 기록입니다.

📚 이 글은 전략 리뷰 실험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지금까지 돌려본 전략을 한눈에 비교한 표를 이 허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올웨더 리뷰를 쓰고 나서 한 가지가 계속 걸렸다. 올웨더가 2022년에 크게 휘청인 건 채권을 55%나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측 없이 골고루 담는다’는 처방이 올웨더만 있는 게 아닌데. 주식과 채권을 6대 4로 나누는 고전도 있고, 아예 네 자산을 똑같이 4등분하는 오래된 방법도 있다. 이름은 다 다르지만 결국 ‘골고루’의 변주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같은 ‘골고루’라도, 무엇을 얼마나 담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까? 셋을 같은 잣대 위에 나란히 세워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승자는 가장 뜻밖의 얼굴이었다.

세 가지 ‘골고루’ — 무엇을 담느냐가 다르다

  • 60/40: 가장 유명한 고전. 주식 60%로 벌고, 채권 40%로 완충한다. 금도 현금도 없다.
  • 영구 포트폴리오: 해리 브라운이 만든 방법. 주식·장기국채·금·현금을 똑같이 25%씩 담는다. 무식할 만큼 단순하다.
  • 올웨더: 지난 글의 그 전략. 주식 30 / 장기국채 40 / 중기국채 15 / 금 7.5 / 원자재 7.5.
처방주식채권현금원자재
60/4060%40%
영구 포트폴리오25%25%(장기)25%25%
올웨더30%55%(장기+중기)7.5%7.5%

표만 봐도 셋의 성격이 갈린다. 60/40은 주식에 크게 실었고, 올웨더는 채권에, 영구 포트폴리오는 넷을 고르게. 특히 금과 현금을 넉넉히 담은 건 영구 포트폴리오뿐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이게 뒤에서 중요해진다.

📌 영구 포트폴리오(Permanent Portfolio)란?
해리 브라운이 1980년대에 제안한 배분. 경제는 호황·불황·인플레·긴축 네 국면을 오가는데, 각 국면에 강한 자산(주식·장기국채·금·현금)을 똑같이 25%씩 담으면 어떤 국면이 와도 하나는 버텨준다는 생각이다. ‘영구히’ 들고 가도 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 여기서 ‘현금’은 왜 자산인가?
장롱 속 돈이 아니라 만기가 짧은 국채(단기채)를 말한다. 금리가 오르는 긴축기엔 긴 채권이 크게 손실을 보지만, 단기채는 거의 흔들리지 않고 오른 이자를 곧바로 받아 챙긴다. 다른 자산이 다 같이 무너질 때 홀로 담담히 버티는 ‘완충재’ 역할이다.

직접 백테스트해 봤다

셋 다 예측도 매매도 하지 않는다. 정해둔 비중을 1년에 한 번 원래대로 되돌릴 뿐이다. 기간은 지난 글과 같은 2000년 8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자산은 프록시(주식·국채는 뱅가드 인덱스펀드, 금은 선물)로 근사했고, 배당 반영·편도 0.10% 비용·세금은 넣지 않았다. 참고선으로 미국주식 단순 보유도 함께 놓았다.

영구 포트폴리오·올웨더·60/40·미국주식 자산곡선과 낙폭 비교, 2000~2026년, 영구 포트폴리오가 가장 안정적

곡선을 보면 셋의 서열이 드러난다. 맨 위 진한 파란 선이 영구 포트폴리오, 바로 아래 초록 선이 올웨더, 그 아래 주황 선이 60/40이다(어느 선이 무엇인지는 그래프 왼쪽 위 범례에도 적어 뒀다). 특히 음영을 준 2008년 금융위기 구간을 보면, 주황 선(60/40)이 눈에 띄게 깊이 꺼진다. 반면 파란 선과 초록 선은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옅은 회색 선(미국주식)은 끝에선 가장 높이 올라가지만, 그 대가로 두 번(2002·2008) 반토막이 났다.

지표로 평가

지표 풀이는 지난 글들에 정리해 뒀으니(성과 측정과 소르티노 지수) 표부터 본다.

지표영구 포트폴리오60/40올웨더미국주식(참고)
최종 수익률475%436%362%671%
연복리(CAGR)7.0%6.7%6.1%8.2%
최대낙폭(MDD)−17.0%−30.3%−20.1%−51.0%
샤프 지수1.010.750.860.60
연변동성7.0%9.3%7.2%15.2%

숫자가 예상 밖의 승자를 가리켰다. 가장 단순한 영구 포트폴리오가 세 처방 중 1등이다. 수익(CAGR 7.0%)도 가장 높고, 낙폭(−17%)도 가장 얕다. 넷을 25%씩 나눈 게 전부인데. 위험 대비 효율(샤프 1.01)은 압도적이어서, 놀랍게도 이 시리즈에서 애써 만들었던 타이밍 전략(가속 듀얼 모멘텀, 0.96)보다도 높다. 아무것도 예측하지 않고 4등분만 한 쪽이, 매달 모멘텀을 재며 갈아탄 쪽보다 효율이 좋았던 것이다. 반대로 60/40은 ‘골고루’치고 낙폭이 깊다(−30%). 이름은 분산이지만, 위험의 대부분은 여전히 주식 60%가 지고 있었다.

소문과 달랐던 지점 / 직접 해보니

위기 때 세 처방이 각각 얼마나 빠졌는지만 떼어 그렸다. 여기서 이야기가 셋으로 갈렸다.

세 고정 분산의 위기 구간별 낙폭 막대그래프, 2008년 금융위기에 60/40이 −30%로 가장 깊게 하락

첫째, 같은 ‘골고루’인데 낙폭이 이렇게 갈린다. 2008년 금융위기 막대가 압권이다. 60/40이 −30%로 폭삭 주저앉는 동안, 영구 포트폴리오와 올웨더는 −14~15%에서 버텼다. 닷컴·코로나에서도 마찬가지다. 60/40은 −22%·−12%로 제법 빠졌지만, 영구와 올웨더는 −4%·−2%로 거의 무시했다. ‘분산’이라는 한 단어 안에도 급이 있었다. 주식에 60%를 실은 분산은, 결국 주식과 함께 무너진다.

둘째, 차이를 만든 건 ‘금과 현금’이었다. 그렇다면 영구 포트폴리오와 올웨더는 왜 갈렸을까? 둘은 닷컴·금융위기·코로나에선 거의 똑같았는데, 2022년에서 갈렸다 — 영구 −14.8% 대 올웨더 −17.9%. 지난 글에서 올웨더의 발목을 잡았던 그 해다. 이유는 담은 것에 있다. 2022년 각 자산의 성적을 보면 장기국채가 −27%로 무너졌고 주식도 −14%였다. 그런데 금은 +1.4%, 단기국채(현금)는 −4%로 거의 버텼다. 영구 포트폴리오는 이 금과 현금을 합쳐 절반이나 담고 있었고, 무너지는 장기국채는 25%만 물렸다. 반면 올웨더는 채권 55%에 금·원자재는 15%뿐이라, 채권이 무너질 때 받쳐줄 완충재가 부족했다. 지난 글이 “올웨더의 약점은 채권 쏠림”이라고 끝났는데, 영구 포트폴리오는 그 처방(금·현금을 더 많이)을 이미 40년 전부터 갖고 있던 셈이다.

셋째, 그런데 영구의 승리는 ‘금이 잘나간 25년’ 덕이기도 하다. 여기서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금값은 2000년 이후 열 배 넘게 올랐다. 그 금을 25%나 담았으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글에서 올웨더가 ‘지난 40년 채권 강세장’에 기대고 있었다고 했는데, 영구 포트폴리오는 ‘금의 21세기 강세장’에 기댄 셈이다. 만약 금이 지지부진했던 다른 25년(가령 1980~2000년)에 돌렸다면 순위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 몇 번이나 확인한 그대로다 — 전략이 좋았던 게 아니라, 시험지가 그 전략에 유리했을 뿐일 수 있다. 그리고 셋 다 미국주식 단순 보유(CAGR 8.2%)에는 못 미쳤다. 덜 흔들리는 대신 덜 벌었다 — 이번에도 맞바꿈이다.

정리하며

‘골고루 담는다’는 한 문장 안에도 세계가 갈렸다. 60/40은 이름만 분산이지 위험은 주식이 다 졌고, 올웨더는 채권에, 영구 포트폴리오는 금·현금까지 고르게 담아 가장 균형이 좋았다. 이 기간의 승자는 가장 단순한 영구 포트폴리오였지만, 그건 금이 유난히 잘나간 시기 덕이 컸다.

경계할 것은 지난번과 같다. 프록시로 낸 근사치이고, 2000~2026이라는 한 구간의 한 성적표다. 특히 영구 포트폴리오의 성적은 금 비중에 크게 의존한다. 세금도 넣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궁금해졌다. 세 처방 모두 비중을 처음에 정해놓고 절대 바꾸지 않는다. 올웨더는 채권에, 영구는 금에 크게 기댔는데, 그 비중을 시대의 공기에 맞춰 아주 조금씩만 옮기면 어떨까. 금리가 40년 만에 방향을 튼 2022년 같은 때, 무너지는 자산의 비중을 미리 덜어낼 수 있다면. 물론 그 순간 ‘예측하지 않는다’는 이 전략들의 미덕은 사라지겠지만 — 언젠가 들여다보고 싶다.


※ 이 글은 개인의 학습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백테스트는 과거 데이터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산은 실제 ETF가 아닌 프록시(인덱스펀드·금 선물)로 근사했고,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steadydawn
steadydawn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규칙으로 투자에 접근해보려는 사람입니다. 투자 전문가는 아니고 배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알려진 공개 전략을 직접 코드로 백테스트해보고, 나온 숫자를 좋든 나쁘든 그대로 기록합니다. 특히 결과가 좋게 나올수록 한 번 더 의심하려 합니다. 이 블로그가 돌아가는 서버도 직접 구축해 운영하고 있어, 투자 이야기와 함께 서버·개발 이야기도 남깁니다.

기사 : 48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